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꿔바의 일본살이

카루비 감자 구매 대실패기

얼마전 일본 코스트코에서 카루비 감자 3kg을 698엔에 구매했습니다
카루비(Calbee)는 감자칩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식품 회사인데다 일본 사람들도 많이 사가는 것 같기에 망설이다 구매했지요
3개 품종의 감자가 들어있다는데 제가 감자 품종에 대한 지식은 없고 다만 일본이 품종 개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다 감자칩으로 유명한 대기업 식품회사 이름이 떡하니 붙어 있으니 보통 먹는 감자보다 더 맛있으면 맛있었지 더 맛없는 감자가 담겨 있을 거란 상상은 못했던 거지요

구매한 다음날 “키타 무라사키”란 품종으로 감자 스프를 만들었습니다
세 품종 모두 홋카이도에서 재배했다 하더니 그래서 키타(北:북) 무라사키(紫:보라색)인가 봅니다
감자를 쪄 보니 정말 보라색이더군요
반으로 갈라 보니 약간 끈적한, 점액질의 느낌이 났습니다
맛을 보니 우리가 알던 감자맛이 아니더군요
감자라기보단 오히려 토란에 가까운 느낌이랄까요, 약간의 아린 맛이 혀에 감돌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구매 대실패입니다
다른 두 품종도 있지만 감자 스프를 먹고 아린 맛에 속이 쓰리다보니 다른 품종은 아예 쳐다보고 싶지도 않네요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 파는 개량 품종의 야채나 과일 중 시도해 봐서 성공한 것은 사실 그리 많지 않아요
딸기만 해도 그렇습니다
한국 딸기가 훨씬 맛있고 값도 싸요
일본에 와서는 비싼 가격에 딸기 한 번 마음 놓고 먹은 적이 없고 큰 맘 먹고 사도 한국 딸기만큼 달지 않아서 만족스럽지가 않아요
일본은 딸기 매대 옆에 연유 크림을 같이 팝니다
연유에 딸기를 찍어 먹으라는 것인데 저는 처음에 이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딸기만 해도 달고 맛있는데 왜 연유를 찍어 먹나 그럼 딸기 맛을 충분히 느끼지 못할 텐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일본 딸기를 먹어보니 이해가 갑니다 딸기가 맛이 없어요
하지만 품종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오죽하면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일본 컬링팀이 한국 딸기가 맛있다고 한 것을 일본 농림부 장관이 일본 딸기를 먹었으면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받아치기도 했지요
어쨌든 당분간은 카루비 감자칩조차 쳐다보기 싫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