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꿔바의 일본살이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마스크가 필요한가?

이 얼마만에 보는 일본제 마스크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우연히 들른 드럭스토어에서 일본제 유니참 마스크를 샀습니다

일제 마스크, 그것도 박스 마스크는 너무 오랜만이라 가격이 비싼지 싼지도 생각하지 않고 구매했네요

일본도 요새 마스크가 많이 풀리고는 있지만 대부분이 중국제 마스크이고 무엇보다 곧 마스크 전매 제한이 풀릴 것이란 이야기가 있어서 저도 모르게 불안해진 모양입니다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불안-
코로나 시대는 각자도생 시대입니다
코로나 전에는 마스크 따위 사지 않았지만 이제 어느 정도의 비축량이 있어야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는 대체 어느 정도인 걸까요?
어느 정도를 비축해야 “안심”할 수 있을까요?

마스크 2박스, 낱개로는 총 60개를 사놓고도 더 사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합니다
정부도 무엇도 나와 내 가족을 지켜주지 못합니다 그나마 눈에 보이고 손에 확실하게 잡히는 보호막은 마스크와 손세정제,알콜 등이기 때문에 이것들에게 집착하게 됩니다

톨스토이의 책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서 하루종일 걸은 땅을 모두 네게 주겠노라는 악마의 말에 사람은 먹지도 마시지도 쉬지도 않고 종일 걷습니다 한 뼘이라도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그리고 그가 얻은 땅, 그가필요했던 땅은 겨우 자기 시신이 묻힐 한 뙈기의 땅이었지요
톨스토이가 말한 것은 인간의 욕심이지만 불안 역시 비슷합니다
불안은 아무리 충분히 가지고 있어도 결코 충분하다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니 마스크를 몇 박스 사서 쌓아두어도 이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겠지요

세상은 또 미래는 언제나 불안정했지만 코로나 이후 그 불안정성을 더욱 크게,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 불안감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적당히 컨트롤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 코로나 시대의 또다른 전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