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꿔바의 쇼핑

안테프리마 구매 포기기

지난 여름 한국에 들어갔을 때, 공항에서 빠져나와 공항철도를 타자마자 정말 한국에 왔구나, 하고 느끼게 한 것이 여러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지하철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바오 바오 백> 이었습니다

<바오 바오>는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의 가방 브랜드입니다 이 디자이너의 의류로는 <플리츠 플리즈>가 유명합니다 두 브랜드 모두 간결하고 가볍고 세련된 느낌으로 보고 있으면 일본의 전통 오리가미가 연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또 실용적으로 잘 해석했다는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이 <바오 바오 백>은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입니다 이 가방의 이름은 모르는 분도 보면 아, 이 가방, 하실 겁니다 그만큼 한국 분들이 많이 들고 있거든요

예전에는 50대 멋쟁이 중년 여성의 가방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지난 여름 보니 20,30대 젊은 여성들도 많이 들고 있더군요 이 가방을 애용하는 친구에게 들으니 여름에는 이만한 가방이 없다고 합니다 시원한 여름 느낌에 가볍고 편하면서도 어느 옷에도 잘 어울린다고요

참고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인들도 엄청 좋아해서 일본 백화점에서는 중국인들에게 1인당 살 수 있는 구매 수량 제한까지 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외국에서는 인기인데 정작 저는 일본에서 이 가방을 든 여성을 그리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아니,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가 아닌 탓도 있겠지만요 대신 이 가방을 든 사람은 꽤 보았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안테프리마(Anteprima)입니다

이 브랜드는 일본 여성 디자이너가 이탈리아에 건너가서 런칭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가방이 메인이지만 악세사리나 잡화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그니처 백은 와이어를 떠서 만든 와이어 백입니다

 

제가 이 가방을 본 첫 느낌은 기모노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긴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기모노를 차려입은 고상한 노부인이 가볍게 들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우아하지만 좀 올드한 느낌이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위 사진의 미니 숄더백<로켓토> 라인 같은 경우는 젊은 여성에게도 인기가 있나 보더군요

다만 저렇게 반짝반짝이는 가방이 일상복에 매치가 잘 될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새는 무광 와이어백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격대는 30만원대부터 시작해 40, 50만원대가 주류인 것 같으니 바오바오 보다는 좀 더 저렴한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현재 정식 수입은 없는 것 같고 아는 사람만 구매대행 형식으로 구매하시는 것 같더라고요(저는 구매대행업자가 아닙니다)

일본 중고나라인 <메루카리>에서도 거래량이 꽤 많은데 후기를 보니 오래되면 주 소재인 와이어가 끈적끈적해지는 경우가 있나 봅니다 아무래도 와이어란 게 결국 합성 비닐이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사실 그래서 저도 구매를 고민하다 포기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러는 건 아니고 오래 쓰면 그런다곤 하지만 그 얘길 듣고는 사고 싶진 않더라고요 습하고 더운 일본의 여름에 끈적거리는 건 다른 것들로도 이미 충분하니까요

참, 이 브랜드는 하와이에서 좀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일본에 있는 아울렛 매장에도 가봤는데 인기있는 모델은 거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