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꿔바의 여행

(17)
2020년 8월 니가타 나들이 바다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니가타라고 하면 역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지요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이 유명한 문장에 나온 그 터널을 지나 니가타에 다녀왔습니다 과연 10km가 넘는 터널은 대단하더군요 가는 길에 설국의 무대가 된 “유자와 온천”도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의 목적은 바다. 오직 바다를 보기 위해 니가타에 갑니다 바다에 발담그고 비릿한 바다 냄새를 맡고 신선한 해산물을 먹기 위해서. 낭만적 바다 여행을 그리며 갔건만 결과적으로 일본 어디에나 있는 회전초밥 체인 갓파스시에서 점심을 먹고 일본 어디에나 있는 편의점 세븐 일레븐에서 커피를 마시고 8월의 뜨거운 볕에 시달리고 유명 수산시장 거리인 테라도마리는 보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뜨거운 한낮..
2020 일본 군마현 미나카미 호텔 주라쿠 군마현 미나카미의 온천 호텔 “미나카미 호텔 주라쿠”에서 일박했습니다 석식은 가짓수가 많진 않았지만 음식은 깔끔한 편이었습니다 스시와 체리, 아이스크림이 특히 기억에 남고요 코로나로 입장 인원도 시간대별로 제한해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어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온천 호텔은 잘못 걸리면 시장 같이 정신없는 연회장에서 식사해야 하는데 이곳은 조명 등 분위기가 레스토랑 같았습니다 부페식이었지만 직원이 음식마다 배치되어 있어서 식사를 도와줬고요 방은 토네가와 강변뷰에 금연실로 선택했습니다 특별히 나쁘지 않았지만 딱 하나, 내부 화장실이 너무 좁아 불편하더군요 변기 하나 놓고 사람이 움직일 공간이 없달까요 또 명색이 온천 호텔인데도 노천온천의 풍광이 운치가 없었고 냉탕이 없어 신랑이 아쉬워했습니다 보통 사..
2020 오제 국립공원 짧은 탐방기 여름휴가차 오제 국립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오제 국립공원은 이번에 알게 된 곳인데 네이버에 검색하니 한국인들의 방문기도 꽤 나오더군요 여튼 4개 현에 걸쳐져 있다는 거대한 크기며 사람들을 피해 자연속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코로나 시대의 피서지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낙 크다보니 하루에 다 볼 수 있는 곳이 아니고 루트도 여러가지여서 욕심내지 않고 “오제누마”까지만 가는 6시간 정도의 트레킹을 계획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등산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갔는데도 생각보다 매우 힘들더군요 오제는 습지와 여름의 물파초로 유명하다고 들어서 평지를 하염없이 걸으며 야생화나 구경하는 정도를 생각했는데 저희는 그냥 산을 타고 온 것 같습니다 물론 산도 좋고 물도 좋았지만요 조금 비가 오는 날씨였는데 목도가 비로 미..
2019 도쿄 나들이 2019년 12월 도쿄 나들이의 추억입니다 비가 오는 저녁 오모테산도의 화려한 쇼핑가를 걷고 미드타운으로 가서 일루미네이션을 보았습니다 일본은 일루미네이션을 좋아해서 연말이 되면 곳곳에서 일루미네이션을 합니다 미드타운에서는 멀리 도쿄타워도 보이더군요 미드타운 쇼핑몰을 구경하고 다시 록뽄기 쪽까지 갔다가 호텔 인근 도쿄도청의 무료 전망대까지, 비오는 도쿄의 밤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12월의 도쿄 밤거리는 화려하고 아름답더군요 다음날에는 호텔이 있던 신주쿠 인근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가벼운 토스트와 커피를 파는 곳인데 식사보다도 깨끗하게 늙은 노인들이 와서 식사도 하고 신문도 읽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깨끗하게 늙었다, 라는 느낌을 주는 건 단순히 돈만 가지고 되는 문제만은 ..
2019 요코하마 나들이 2019년 1월의 짧은 요코하마 나들이에 대한 추억입니다 당일치기 여행이었지만 그날 하루의 추억으로 요코하마는 제가 사랑하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남들이 요코하마 가면 다 가는 아카렌카 창고나 미나토 미라이도 가고 남들이 다 먹는 니쿠망(고기호빵)이나 차이나 타운의 탄탄멘도 먹고 남들 다 타는 유람선도 타는,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코스였지만 제 마음에 든 것은 요코하마 특유의 분위기였습니다 항구도시라서 그럴까요 번화하지만 확실히 도쿄와는 다른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차이나 타운이 상징하는 이질적인 문화에 보다 수용적인 도시라서일까요 뭔가 이방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있었습니다 동경 역시 외국인이 많은 국제적인 도시이지만 뭔가 저를 긴장하게 하거든요 하지만 요코하마는 달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
2018 꿔바의 서울: 여의도 정인면옥 여름은 냉면의 계절이지요일본에 사는 꿔바는 여름에 냉면을 먹고 싶어 죽다가 한국에 오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냉면집을 찾아갑니다이번에 방문한 곳은 여의도 정인면옥. 이미 입소문을 탈대로 탄 곳이죠비가 오는 다소 서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번호표를 받고 약 30여분을 기다려 냉면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그렇게 사람이 많다 보니 순면과 만두는 다 끝나서 평양냉면과 녹두전을 먹었지요지난번에 갔을 때도 순면이 없어서 평양냉면을 먹었는데 이번에도 순면을 먹지 못해 좀 아쉬웠습니다여의도 정인면옥은 예전에 를 시작으로 알려져 에 오르면서 더욱 유명해진 집이죠2년 연속 에 올랐는지는 몰랐는데 이번에 가서 문 앞 스티커를 보고 알았습니다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한국인이었는지 외국인이었는지 모르지만 외국인이라면 이 슴슴한 평양냉면의..
2018 꿔바의 서울 : 연세대 학식 피자와 그라탕 저는 서울에 오면 언니 선녀가 다니고 있는 연세대에 꼭 갑니다 목적은 학식이지요 학식이라고 하면 고작 2-3천원대 백반이나 먹고 다닌 꿔바와 달리 요즘은 학식에서 피자와 파스타를 즐길 수 있더군요 다른 학교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격세지감도 느껴지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게다가 학식답게 외부 식당보다 훨씬 싼 가격과 푸짐한 양이라니! 피자와 그라탕을 먹었는데 짜지 않고 치즈가 부드러워 정말 맛있었어요 피자 도우도 너무 두껍지 않고 식당 내 오븐을 이용해 구워내어 웬만한 피자집 피자 느낌인데 심지어 먹다 남으면 포장도 됩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통유리창으로 싱그러운 캠퍼스 풍경을 즐기며 식사할 수 있으니 분위기도 절대 나쁘지 않습니다 외부인 이용 가능하고 이태리 요리 외에도 한식, 중식 등 여러 식사..
2018 일본 닛코: 토쇼구에서의 단상 2018년 7월의 여름 일본 토치기현의 닛코 방문기입니다닛코는 에도 막부의 창시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능인 가 있는 곳으로, 는 , 등과 함께 닛코의 신사와 사원으로 묶여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는 천하 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권세를 보여주듯 금박으로 뒤덮인 화려한 모습으로, 우리가 보통 일본 신사, 라고 하면 떠올리는 절제된 느낌, 정적인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의 유명한 원숭이 세 마리(나쁜 것은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잠자는 고양이 등의 조각도 보았습니다만 솔직히 그것들이 왜 그리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고 정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의 정문을 떠받치는 여러 기둥 가운에 하나를 일부러 거꾸..